자개

14/1/8 하늘재 살인사건

그울 2014. 1. 29. 02:31

 

 

 

 

 

 

놓친 드라마 몰아보기를 뭣도 아닌 목표로 삼는 내게 한두편, 네편으로 끝나는 단편 드라마는 부담이 적다. 하지만 드라마와 시청자 사이에 미묘한 밀당은 느껴지지 않고 극의 전개가 갑작스러운 면도 있을 수 있다. 대신, (비교적)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은 캐스팅과 소재 선택에 감독의 열정이 더해지면 정말 작품성 있는 드라마가 나오니깐.

 

서강준 같은 외모면 발톱으로만 연기해도 캐스팅될텐데 연기는 왜 이렇게 잘하는지

눈빛이 예술이다 ;ㅅ; 문소리 아줌마를 보면서도 감정이입해 무서운 사랑의 주파수를 보내는 저 눈빛이란..

엉어엉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늘재 살인사건은 첨에 많은 걸 기대하고 시작했지만

서강준 미모에 질질 끌려가고 있는 나란 녀능ㄹ 발견했고

더불어 문소리 연기가 맘에 들지 않았고 염색한 머리도 못마땅. 아무리 단막극에 출연하는 나름 중년 탑배우라고 해도 갈색 머리라니 ㅠㅠ그리구 윤하를 사랑하는 그 욕망이 와닿지 않더라 노련함은 있지만 진심이 느껴지지 않아!!!!!!(생떼) 이세영은 어쩌다보니 연달아 보게 되었는데, 역할은 사춘기 메들리가 더 좋았지만 사실 그 캐릭터도 딱히 인상깊지 않았고. 그래도 마지막에 나레이션과 함께 침 뱉고 어른이 되었다. 하는 부분은 bb 연기톤이 참 좋아. 낭랑함과 허스키와 슬픔을 다 표현할 수 있는 목소리. 얼렁 좋-은 역할 맡아서 수목드라마 했으면 좋겠다. 비중 좀 있게 ㅜ_ㅜ 이제 다 컸는데 철없는 딸 역할 말고..아역 말고...

생각해보니 이세영 캐릭터가 분량도 적고, 두 사람을 받쳐주는 역할이라 연기를 감상하고 어쩌고 할 게 없었구나. 아주 평범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장면 때문에 그 평범이 비범해졌다. 지극히 솔직한 한 여자로서의 딸의 마음을 표현해낸 것 같고, 인간적이고 현실적으로 사건에 대응해서 좋았다. 엄마를 죽인 딸이라는 대목으로 굳이 이 캐릭터를 이해하려 들지는 않으려고. 그치만 정분은 가족을 위해 묵묵히 희생하던 억울함에 일탈을 꿈꾸는 건 이해가 되지만, 아들뻘 남정네 마음을 돌려놓을 수도 있었을텐데 겁나 소극적이어서 여태까지 가정을 지켜온 어머니의 모습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게 아쉬웠다. 그런 인물은 아니었지만. 정말 윤하는 오랫동안 지속된 외로움에 자기와 평생 함께 할 사람이 필요했던지도 모른다. 정분을 엄마로든 여자로든, 그 둘의 중간이든, 중요한 건 어린 소년의 치기라기엔 꽤나 깊은 마음이었다. 

한 시간 안에 이들을 다 표현해내기 어려웠을것 같은데 전개가 순조로워 두 시간 영화를 본 느낌.

단지 문소리가 죽는 장면에서는 다들 연기를 각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고있어서 오합지졸이었다..

어쨌든 사람들의 환경에서 비롯된 엇나간 욕망과 사랑이 시대극 속에 녹아내려 전체적으로 마음에 드는 드라마다.

마지막 씬은 나레이션이 제작의도를 직설적으로 말해버렸다 해도 지짜 최고였다.

 

 

 

 

"내겐 원래부터 엄마도, 남편도 없었다.

다만, 엄마의 모습을 한 소녀와, 남편의 모습을 한 소년이 있었을 뿐이다.

그들은 또래에 맞게 사랑이라는 불장난을 했다.

나는 그들의 사랑에 침을 뱉는다.

그리고 난, 어른이 되었다."

 

 

 

 

 

 

실물로 보면 죽을ㄹ듯..? 빚어도 안 나올 이목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