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개

비가 내리는 오늘, 이런 날씨엔 너를

그울 2015. 2. 21. 22:11

그녀의 노래는 멜로디도 멜로디지만

가사가

시적이고 엄청난 가사를 쓰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공들여 쓴 느낌이 그대로 전해진다.

그 마음 그대로 전해진다.

사실 뻔하다는 가사는 이제 질릴 대로 질려서 감흥이 없는데도

이 가사에 쓰인 단어가 평범하게 말하고 쓰이는 것인데도

이게 싱어송라이터의 강점이다. 멜로디를 만들고 가사를 쓰고 갖다붙이는 게 아니라

마음 가는 대로 만들어내잖아.

마치 기성 가수들의 작곡A 작사B 노래C 의 널리고 널린 노래들이 디자이너가 도안을 그리고 납품 공장에서 만들어서 브랜드 회사에서 상표 태그를 붙이는 식이라면

싱어송라이터는 신발 장인이 모양과 쓰임을 구상하고 발의 크기를 생각하고 가죽을 자르고 스티치를 박아나가는 그런

결과물에서도 그런 시간과 땀이 느껴진다.

상업이 판치는 세상에서 이렇게 산다는 건 쉽지 않음에도 그녀가 지금까지 고수해 왔듯이

앞으로도 행방에서도 누군가의 압력으로 그녀의 마음이 변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ㅠ_ㅠ 제발!

 

 

 

 

비가 내리는 오늘, 이런 날씨엔 너를, 보고싶은 게 문제야 라랄랄라

카페 한 곳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길 하고 싶은 게 문제야 라랄랄라

이상해 이상해 내 마음이 이상해 기분이 너무 좋아

좋아해 좋아해 너를 너무 좋아해

내 맘 받아주겠니

 

 

 

 

 

맛있어서 아껴두었던 너의 달콤한 기억들, 이제 더 이상 머릿속 냉장고에 담아두면 안 돼.

아직까지 숨겨두었던 너의 무관심한 그 표정들, 이제 더 이상 괴롭지 않은

냠냠냠냠냠

너의 기억을 다 먹어버릴거야

너의 미소를 다 먹어버릴거야

우리 어제를 다 먹어버릴거야

우리 사랑을 다 먹어버릴거야

이 세상에서 전부였던 너의 미소를 잊을 수 있을 것 같아. 이제는 너의 목소리 향기조차 아무 의미가 없는걸.

 

 

 

 

 

 

 

 

 

 

따스한 날 오후 두시, 연두색 잔디에 누워

조용히 눈감아 보다, 생각나는 너의 모습

너에게로 달려가 내 마음 꺼내고 싶어

서랍 속 숨겨져 있는 뜨거워진 나의 마음.

알 수 없는 너의 마음을 아무도 몰래 기도해

어느 별에서 왔니 두근두근 꽃빛바람이 부는 날

알 수 없는 너의 마음을 아무도 몰래 기도해

어느 별에서 왔니 두근두근 꽃빛 바람이 부는 날

알고싶은 너의 마음에 내가 있기를 기도해

어느 별에서 왔니 두근두근 너에게로 향하는 날 

/두근두근 왈츠

 

 

 

 

여전히 남아있는 잔잔한 글씨들이

내 맘을 내 눈빛을 움직이네

살며시 꽃송이를 전해주는 그 순간들

잠시 눈 감아

생각해 보네, 아, 그리운 그 사랑

​아, 그리운 그 사랑

​조용히 내 손을 잡아주던 그 순간들

잠시 눈 감아

생각해 보네, 아 , 그리운 그 사랑

아, 그리운 그 사랑

여전히 남아있는 잔잔한 글씨들이

내 맘을 내 눈빛을...

/편지

 

 

 

저 하늘의 별들을 좀 봐봐 이렇게 널 사랑해

/사랑해쏭

 

 

 

 

 

 

 

 

 

심오하지 않은데도 이렇게 좋다니

쉽고 또 쉬운데도

마음에 가까이도 박힌다

 

사실 뮤지ㅣ션을 인간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되면 그 사람의 감성이 왜곡되어 들리는 경우도 많고 그만큼 감동이 줄어들게 되는데

이진아라는 뮤지션이 참 따뜻하고, 순수하고, 깨끗하단 걸 느끼면서부터

그녀의 노래도 다 그렇게 들리는 것 같다. 이제서야 그 감동과 감성과 순수함이 그대로 들려서

사람의 선입견이란 얼마나 무서운 것이기에 노래의 진가까지 알아보지 못하게 하는지, 밀려오는 답답함.

'냠냠냠'을 듣자 

옛날에 피아노를 연습하던 바흐의 곡이 떠오르고

우리 사랑을 이젠 꺼내서 먹어치운다는 사랑스런 협박과

그 노래에 빠져드는 그녀의 모습이 그 어떤 사람이라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것만 같았다.

오늘 아침에 동생과 엄마가 노래를 틀고 들을 때

자고 있던 내가 그 도입부의 피아노 선율에 잠이 깰 정도로

노래가 너무 좋다 ㅠㅠ 아름답다.

그리고 찾아보는 그녀의 노래는 하나같이 진심이 담겨있고 그냥, 대충 만든 노래는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내가 사람을, 나 자신을, 내 인생을 대했던 방식에까지 회의감을 들게 만든다. 나는 지금까지 무언가에 진심으로 대한 적이 있을까. 내 인간 관계에서도 항상 내가 지면 안된다는 얄팍한 자존심 때문에 사람 몇을 떠나보냈던 것은 아닐까, 나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끼고 있는가, 내가 보내는 소중한 시간들이 그저 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게 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내가 원하고 좋아한다는 일들에 있어서 한번이라도 진심으로 몰두해 본 적은 있는가

 

이진아가 어떤 인디밴드 활동을 했고 어떤 결과와 보상을 얻었는지 모르지만, 또 예전과 달리 현재 방송에 나와 받는 수많은 갈채와 들끓는 반응에 어떤 기분이고, 또 무슨 미래가 그녈 기다리고 있을지. 그녀의 삶이 참 궁금하다. 적어도 그녀의 음악처럼 뻔하고 단순하지는 않을 거란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