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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8.30 가사 왜 이따구야

가사 왜 이따구야

2014. 8. 30. 12:48 from 자개

어떻게하면 이렇게 쓰냐고 말 도 안 돼 는



계절의 냄새가 열린 창을 타고서 날 좁은 방 안에서 밀어냈어.
우리 동네 하늘에 오늘 영화는 몇 해 전 너와 나의 이별이야기. 또 바뀌어버린 계절이 내게 준 이 밤, 동네 한 바퀴만 걷다올게요.
동네 한 바퀴에 널 보고싶다.








1
기왕이면 잘 살아줘. 먼 훗날 내 사랑이 초라해면 그건 더 싫어. 내 욕을 해도 괜찮아. 어차피 너 가버린 뒤 헤어진 이유 그게 뭐가 중요할까

추억들이 떠오르면 그 때만 잘 견디면 돼. 영원한 것은 없다는 걸, 우릴 보면 알 수 있잖아.
저 멀리 멀리 가버려. 혹시 떠올라도 그리워도 안부조차 들을 수 없게
저 깊이 깊이 묻어둬. 추억 추억 또 추억. 셀 수 없는 순간들 모두, 사라질 뿐.


2
어떻게 보내줄까 너무 사랑했다고 부디 행복해 줘 고개 떨굴까
우리 이별 원하는 대로 해줄게 혹시 꿈꿔왔던 이별이 있니 내가 사랑했었던 그래, 널 위한 마지막 배려









비는 오고 너는 가려 하고
내 마음 눅눅하게 잠기고
낡은 흑백영화 한 장면처럼
내 말은 자꾸 끊기고

사랑한 만큼 힘들었다고 사랑하기에 날 보낸다고. 말도 안 되는 그 이별 핑계에 나의 대답을 원하니

너만큼 사랑하지 않았었나봐. 나는 좀 덜 사랑해서 널 못 보내. 가슴이 너무 좁아 떠나간 너의 행복 빌어줄 그런, 드라마 같은 그런 속 깊은 사랑 내겐 없으니.
사랑하면 내게 머물러 줘. 사랑하면 이별은 없는 거야.

머리에 사랑 바닥 보일때 까지 우리의 사랑 메말라 갈라질 때까지 다 쓰고가 남은 사랑처럼 쓸모없는 건 만들지 마요. 손톱만큼의 작은 사랑도 내게 다 주고가요.

그러니까 이별은 없는 거야.

말꼬리. 윤종신 정준일








안되는 걸 알고 되는 걸 아는 것.
그 이별이 왜 그랬는지 아는 것
세월한테 배우는 것
결국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것

두 자리의 숫자 나를 설명하고
두 자리의 숫자 잔소리하네.
너 뭐하냐고 왜 그러냐고 지금이 그럴 때냐고

잊고 살라는 흔한 말은 철없이 살아가는 친구의 성의 없는 충고
내 가슴 고민들은 겹겹이 다닥다닥 굳어버린 채 한 몸 되어 날 누른다

날 사랑해. 난 아직도 사랑받을만 해.
이제서야 진짜 날 알것 같은데 이렇게 떠밀리듯 가면 언젠가 나이가 멈추는 날 서두르듯 마지막 말 할까봐. 이것저것 뒤범벅이 된 채로

사랑해 용서해 내가 잘못했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날 사랑해 날 용서해 지금부터


채 두 자리를 넘기기 어려운데 늘어나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하지 말아야 할 게 늘었어. 어린 변화는 못 마땅해 고개 돌려 한 숨 쉬어도


날 사랑해. 난 아직도 사랑받을만 해.
이제서야 진짜 날 알것 같은데 이렇게 떠밀리듯 가면 언젠가 나이가 멈추는 날 서두르듯 마지막 말 할까봐. 이것저것 뒤범벅이 된 채로

사랑해 용서해 내가 잘못했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날 사랑해 날 용서해 지금부터
날 사랑해 지쳐가는 날 사랑해.


나이. 윤종신








나이가 제일 압권이다. 후렴에서 다급하게 말하는 마지막 말이. 윤종신 작곡보다는 작사가 더 좋다. 뭐 두 쪽 다 천재같긴 한데 전자는 매달 곡을 쓰는 참으로 본받고 싶은 노력이 더 돋보이고, 후자는 이게 과연 노력으로 될까 싶은 놀라움.
사실 윤종신 가사가 모두 이렇지는 않다. 진짜 이것만은 써야되겠다 싶었는지 길거리 이름 역 이름 깨알 언급하는거 리스너 입장에선 별로 공감이 안 되어서, 그렇지만 소재도 독특하고 노래 제목처럼 말꼬리 잡고 늘어지는거 능력이다. 이게 예능을 해서 나오는 거신가 싶은
감성을 풀어내는 게 감성적이지 않고 현실적이라 좋다. 내가 사랑해서 널 보낸다 라는 말이 말도 안 된다는 걸 아니깐 널 덜 사랑해서 못 보내겠다 하는게 공감이 되고, 위트있어 참.
김동률 nobody 라든지 양보랑 비슷한 느낌!
윤종신표 이야기 오랫동안 듣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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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그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