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은 작가는 최근 들어 가장 영향받은 사건으로 ‘4월 16일’(세월호 침몰사고)을 꼽았다. 작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며, 자신은 그런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저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기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 설명의 전부였다. 다만 오늘날 소설의 역할에 대해서는 조금 더 긴 대답을 들려주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장소와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 즉 소설을 읽는 경험은 더 많은 상상과 사유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미국의 철학자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의 <시적 정의>를 보면 문학이 가진 미약함을 결함으로 지적할 것이 아니라 협소하고 비좁은 우리의 상상력을 지적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와요. 소설책 한 권 읽는다고 얼마나 변하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소설을 읽는 과정에서의 적극적인 상상력과 사유는 우리의 관계들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황정은 작가는 전업작가로서의 하루를 충실히 따른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작업이기 때문에 게으름을 가장 경계한다고. 그래서 공무원 못지않게 규칙적으로 산다. 새벽 4시에 일어나 글을 쓰고, 9시면 운동을 하는데 전철로 세 정거장 정도의 거리를 달린다. 12시에 점심을 먹고 난 뒤에는 책을 읽거나 작업을 하고 해가 지면 저녁을 먹은 뒤 밤 11시에는 잠에 든다.
그녀는 최근 미국의 건축가 크리스토퍼 알렉산더(Christopher Alexander)의 <영원의 건축>을 즐겨 읽고 있다. 이 책이 주는 뚝심과 함께 건축을 묘사하는 문학적인 문장들에 감탄했다고. 평소 재미있는 책의 경우 한 번에 다 읽지 않고 조금씩 아껴 읽는 습관이 있다며, 그렇게 보는 책 중에서는 김현 시인의 <글로리 홀>과 이장욱 시인의 <생년월일>을 꼽았다.
http://news.bookdb.co.kr/bdb/Interview.do?_method=InterviewDetail&sc.mreviewTp=1207&sc.mreviewNo=75042&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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